키워드로 본 2012년

2012년, 영화처럼 리부트할 수 있다면!!!!!!!!!!! 아흑!
어매이징 스파이더맨’‘다크나이트 라이즈’‘수퍼맨 리턴즈처럼 이미 있었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을 리부트(reboot)’라고 한다.

 리부트 영화가 줄줄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상상력의 한계에 부딪힌 헐리우드가 흥행이 보장된 캐릭터를 되살려 돈을 벌려는 전략이라고만 보지 않는다.

 현재가 더 이상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할 때 작가들은 과거로 돌아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찾아낸다이미 있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는데그 해석 속에 현실의 한계를 돌파할 키워드가 숨어 있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007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다소련과 싸웠던 제임스 본드는 냉전이 끝난 뒤 한동안 헤매더니 정보기관의 새로운 역할을 찾는 과정 자체를 테마로 삼으며 리부팅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영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사극이 현대극을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다영혼이 뒤바뀌어 과거의 경험을 공유하는 이상한 판타지도 유행하고 있다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사실 복고적이지 않은가.

이런 대중문화의 히트상품을 유심히 살펴보면요즘 사람들이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가는지 짐작을 할 수 있다.(저널리즘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어느 시대에나 문학곧 꾸며낸 이야기들이 역사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2012년의 키워드를 선정하기 위해 주요 사건만 들여다보지 않았다다양한 일들을 종합해 10개의 단어를 추려보니어쩌면 영화 드라마와 노래 등 대중문화의 히트작에서 키워드를 뽑아내고 거기에 맞는 뉴스를 한데 묶은 듯한 느낌도 든다.
다분히 주관적으로 내 맘대로 키워드를 골랐다는 얘기를 좀 장황하게 했다. 이 글은 기독교계 월간지인 빛과소금 2012년 12월호에 실린 글이다. 다분히 기독교인을 위해 쓴 글이니 혹시 이쪽 계통에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은 빨리 되돌아가시길. 

다 읽고 나서 공감이 가지 않는다면여러분의 키워드를 뽑아보시라.

(이미지는 구글에서 해당 키워드로 이미지 검색해 가장 처음 나오는 것을 올렸다. 이를테면 집단지성의 선택이렸다!)


선거
역시 올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역시 선거다대한민국에선 20년만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같이 열렸다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일본도 연말을 전후해 선거가 치러질 조짐이다중국에서도 10년만에 정권의 주역이 바뀌었다미얀마에서는 아웅산 수치가 22년만에 당선됐다이탈리아 그리스도 선거를 실시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잔치다그 사회의 모든 과제가 쏟아져 나오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정치인이 자신의 철학과 구상을 펼쳐 보인 뒤 겸허하게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과정이다그 바탕에는 정직한 문제제기와 솔직한 토론이라는 게임의 룰을 존중하겠다는 다짐과 신뢰가 있다이런 바탕이 잘 마련된 사회는 선거를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얻게 된다그렇지 못한 사회는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는다대한민국은 어느 쪽일까.

특히 12월에 치러진 대통령선거 뒤 '멘붕'이 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직 우리에게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아니라 반드시 우리가 이겨야만 하는 승부였던 것 같다. 패배한 쪽의 사람들이 마음을 추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리한 쪽에서 먼저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어 모두의 선거로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강남스타일
중국 서부의 먼지 가득한 시골부터 미국 뉴욕의 잠들지 않는 맨해튼까지 전세계가 말춤을 추게 만든 가수 싸이의 노래라고 설명하는 것 조차 구차스럽다마약사범에 병역기피자로 찍혔던 싸이는 하루아침에 한국이 자랑하는 한류의 주역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여자/이때다 싶으면 묶었던 머리 푸는 여자” 같은 노랫말에 이맛살이 찌푸려지는 사람들을 고리타분하다고만 할 일은 아니다2의 싸이를 만들자며 국가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는 공무원을 칭찬해야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사실은 이 노래에 등장하는 강남 남녀는 그런 촌스럽고 획일적인 우리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일 수 있다이 노래가 강남의 낮과 밤을 찬양하는 노래가 아니라유머와 아이러니를 담은 노래로 들리는 이유다전세계가 강남스타일을 틀어대도 강남의 클럽에선 이 노래를 절대 들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현실의 강남 스타일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사건도 있었다바로 프로포폴 주사 사건이다강남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녀에게 우유주사라는 이름으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주사했다 사망하자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다내연녀는 원래 연예인 지망생인 크리스천이었으나 사건 당시에는 유흥주점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시술 사례가 잇따라 알려졌다.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때는 노는 여자’‘점잖아 보이지만 놀 때는 노는 사나이의 일면이 이런 것일지 모른다.


기억
바람난 남편과 그 부인의 영혼이 바뀐다.(울랄라부부컴퓨터 해커와 그를 쫓는 경찰의 인생이 바뀐다.(유령각시탈을 쓰고 독립투사와 일제 형사의 역할을 오간다.(각시탈모두 올해 TV드라마로 방영된 내용이다. (임금과 광대가 뒤바뀌는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는 뒤에 거론하겠다.)

왜 이런 장면이 드라마에 자꾸 등장할까서로의 영혼을 바꾸지 않고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소통이 막힌 우리 사회의 답답함 때문은 아닐까.

사회적으로도 서로 영혼을 바꿔보면 어떨까 싶은 논란이 많았다골목 상권까지 재벌이 빼앗는다는 논란이 대표적이다대기업 회장과 골목 자영업자소비자가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 수는 없었을까
영남권 공항 문제나 노사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수장학회 논란도 그렇다장학회를 기부 받았다는 사람과 빼앗겼다는 사람이 뇌를 바꿔 서로의 기억을 살펴보면 답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박정희 시대와 노무현 시대를 각각 정반대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영혼을 바꿔볼 수 없을까.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무엇을 기억할 것인지 우리 사회는 아직 합의를 보지 못했다답답한 영혼좁은 시야의 사회다.



소셜(Social)
트위터 사용자가 올해 5억명을 넘었다페이스북도 10억명을 넘었다.

소셜미디어 열풍이 올해도 대단했다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소셜미디어가 있었기에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총선과 대선에서도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더 중요해 졌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로 1조원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포털사이트 이용자는 모두가 똑같은 첫화면을 보지만소셜네트워크에선 자기만의 타임라인을 본다바야흐로 수많은 대중이 한덩어리로 움직이는 매스(mass)의 시대는 서서히 퇴장하고 친구와 팔로잉’, ‘공유하기와 좋아요’‘RT’의 시대가 등장하고 있다.

소통의 방식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고 가치관에도 변화가 온다알라딘 중고서점에 젊은 멋쟁이들이 가득하다생활협동조합에서 유기농 농산물을 사먹는 사람이 늘어난다아예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을 차리는 사람도 등장한다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끼리끼리 모이니 만족감이 크다거대한 사회에서 벗어났다는 소외감이나 불안은 크지 않다어차피 거기에도 더 큰 소외감과 불안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인문학
10월의 베스트셀러 집계에 2005년 출간 서적이 갑자기 등장했다재래드 다이아몬드의 ,,

이 책이 서울대 중앙도서관의 대출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서점가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고려대생들은 그리스인 조르바’, 연세대생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가장 많이 빌려 읽었다도올 김용옥의 동양 철학 강의도 여전히 인기를 모았다올해 강의 제목은 중용-인간의 맛이었다논어와 사기를 재해석한 책들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인문학 서적들이 잘 팔리는 현상이 눈길을 끈다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철학 문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과 건축 예술 등 인간과 사회를 탐구하는 모든 사고 활동이 인문학이다인문학 서적이 많이 읽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가 높아지고 모두의 인격이 존중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지금의 인문학 열기는 조금 왜곡된 측면이 있다는 점도 지적해야겠다몇해 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논어를 탐독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논어가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올 가을 ,,가 갑자기 팔려나간 것과 비슷하다인문학 열기가 인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문학에서 어떤 성공의 비결을 찾으려는 욕심 때문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어쨌든 인문학 서적이 널리 읽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인문학의 최고봉은 신학이다성경이라는 텍스트에는 인간에 대한 가장 깊은 통찰과 교훈이 담겨있고, 2000년 동안 그것을 풀어내려 애써온 것이 바로 신학이기 때문이다기독교인 사이에서도 신앙 간증 서적과 설교집을 넘어 좋은 신학 서적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는 날을 기다려 본다.



세금
바야흐로 우리 사회에서도 세금 문제가 선거의 쟁점으로 떠올랐다총선에서는 무상급식과 복지 확대를 위해 어디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지 논란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과세 문제가 부각됐다. “이건희 손자도 무상급식을 해야 하는가라는 반론에 더 많은 밥값을 내면 된다는 대꾸가 나왔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른바 경제 민주화의 한 축으로 조세 형평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세금혁명당이라는 모임도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세금 문제가 쟁점이 되는 사회가 민주주의가 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한다선거 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종종 거대한 담론거창한 공약을 꺼내들며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지만그런 약속이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될는지는 사실 가늠하기 어렵다.

반면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얼마나 빼내 어디에 쓸 것인지 얘기하는 것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면서 권력자들의 엉뚱한 욕심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미국 선거에서는 늘 세금이 중요한 쟁점이다올해 대통령 선거에서도 부자 감세를 계속할 것인지와 국방비용복지비용을 어떻게 조정해 재정 적자를 줄일 것인지가 최대 이슈였다.

교회도 세금 문제에 직면했다성직자의 소득세 과세 여부와 교회 소유 부동산의 과세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됐다정부는 성직자의 소득세 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교회 소유 부동산에는 종합부동산세를 적용했다.

미국에는 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격언이 있지만예수님도 이 땅에 계실 때 세금 문제에 여러번 직면했다세속 권력이 된 종교 권력은로마에 세금을 바쳐야 하느냐는 질문을 예수님에게 던졌다(마태복음 22장 15~22). 예수님은 기꺼이 성전세를 바쳤지만(마태복음 1724~27), 그 뒤에서 성직자와 환전상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보고는 채찍을 휘두르셨다(마가복음 11장 15~18).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가장 과격한 모습이다.

올해 1000만명을 동원한 영화였던 광해-왕이 된 남자에도 세금 얘기가 중요한 비중을 두고 등장한다신료들이 대동법에 반대하자 광해군이 이렇게 말한다.

땅 열 마작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쌀 열섬을한 마작을 가지고 있는 자에게 한섬을 받겠다는데 그것의 어떤 것이 그릇된 일이오?”



올해를 결산하는 자리에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도 빼놓을 수 없다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생활이 곤란해진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깡통 아파트라는 말도 등장했다담보대출금 아래까지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를 일컫는다.

무리해서 집을 장만한 사람들만 푸어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 아니다수도권에서는 전세 가격이 치솟으면서 렌트 푸어도 속출했다임대비용을 대느라 가난해진 경우다심지어 교회가 빚을 못 이겨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했다교회 건축을 위해 무리하게 빚을 끌어 썼는데 헌금으로도 감당하지 못해 교회 건물이 금융회사에게 차압당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집 없는 사람들은 좀 살만해질까안타깝게도 정반대다집 있는 사람들이 망하면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는다가장 먼저 부동산 담보대출을 해준 은행들이 흔들린다금융 산업이 흔들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2008년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로존 위기를 지켜보며 알 수 있었다은행을 돕느라 국민의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고돈줄이 막힌 기업이 문을 닫으면 실직자가 늘어나고세금을 거두지 못한 정부는 복지 지원부터 줄인다성난 사람들은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한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도 빚을 짊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피에타는 자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인데십자가에서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을 새긴 조각 작품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영화의 결말도 기독교적이다이 시대에 빚이 사람들의 영혼을 얼마나 갉아먹고 있는지 처절하게 묘사했다.

독일 베를린에는 또 다른 의미의 피에타’ 상이 있다바로 전쟁에서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 조각이다. 1,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인들이 반성의 의미로 전쟁의 잔인함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그 피에타가 이젠 빚 때문에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데에까지 쓰였다.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정부가 빚더미에 깔려있다미국과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쌓여가는 빚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이자 세계적인 문제또한 영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세습
북한에선 김정은 체제가 들어섰다. 2012년 4월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아들인 김정은이 국방제1위원장에 올랐다. 3대 세습이다당연히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한국 교회도 세습 논란에 휩싸였다기독교대한감리회가 9월 25일 총회에서 교회법을 개정담임 목사직을 부자간에 이어 받는 일을 금지하기로 결의했다바로 며칠 뒤 다른 교단에 속한 서울의 대형교회에서는 보란 듯이 은퇴한 개척자의 아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물려주기로 결의했다신문과 방송 뉴스를 장식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해당 교회 교인들도 할 말은 있다자신들의 교회 일을 자신들이 결정했는데 왜 외부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느냐담임목사직을 아들이 이어 받는 것은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라고 항변했다상황에 따라서는 고개를 끄덕일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교회가 사회의 비판에 귀를 막고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사회를 향해서도 교회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돌들이 일어나 소리칠 때까지 교회는 입을 닫고 있어야 하는 처지가 돼 버린다개교회개별 목회자의 상황을 떠나 한국 교회 전체아니 주님의 몸 된 모든 교회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현명한 판단이 절실히 필요하다.



공평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6)에서 투표하고 나오는 유권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나라고 물었더니, 60%가 경제라고 답했다민주당의 버락 오바마보다는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그런데도 오바마가 당선되고 롬니는 떨어졌다.

이유가 뭘까미국 유권자의 절반은 롬니가 부자들의 편이라고 답했고오바마가 더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답했다미국인들은 경제 전체를 살리는 것보다 소득의 공정한 분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거대한 투자은행의 무책임한 대출로 위기가 발생했고 국민의 세금으로 그걸 메웠는데국민만 빚에 허덕이고 은행원들은 거액의 보너스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실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도 11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인민일보의 표현18차 공산당 전국 대표자 대회에서 샤오캉(小康중산층)사회 건설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웠다퇴임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마지막으로 남긴 당부에서 인민이 발전 성과를 공유하려면 소득분배 제도를 개혁해 소득이 경제발전과 함께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기계처럼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에 서서히 불만을 터트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가장 보수적인 정당인 새누리당이 가장 먼저 경제 민주화라는 정책을 들고 나왔다국민들의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정한 사회공평한 분배는 세계적인 요구가 되고 있다은행의 무분별한 투기적 행태가 금융위기를 불러왔는데도 은행가들은 거액의 보너스를 향휴하고 있고 애꿎은 국민들만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경제가 성장하지만 잠을 깨워가며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갇힌 사람들이 너무 많다영국 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현상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후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이들은 지구촌의 잃어버린 세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공정과 공평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거세질 수 밖에 없다.



힐링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대선 주자들은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앞다퉈 출연했다수많은 TV토크쇼 중에 왜 하필 힐링캠프였을까힐링이라는 말이 사람들에게 가장 잘 파고드는 단어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두란노서원에서 상한 감정의 치유라는 책이 처음 나온 것이 1980년대 중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이 때만해도 마음의 치유라는 말은 낯설었다. “나 상처 받았어라는 표현도 교회 안에서만 쓰이던 때였다.

어느 새 일반 출판계에서도 상처와 치유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더니이젠 전사회적으로 힐링이 유행어처럼 됐다대중 심리학 서적신문의 상담 칼럼도 어떻게 스스로 힐링할 수 있는지 열심히 이야기한다그만큼 상처 받은 사람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치고 힘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요즘 청소년들이 에너지음료라는 걸 많이 먹는다는 뉴스도 참 안타까웠다에너지음료가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안다잠시 머리와 감각이 활짤 열리는 것처럼 느껴지지만그건 몸 안의 불꽃을 억지로 끌어다 불을 붙이는 것일 뿐,그 불이 사그러 들면 재 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세상이 살만한 까닭은치유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또 다른 TV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한영애씨가 이런 노래를 불렀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시간은 흐르고 있고/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바람에 흩어져 버린/허무한 내 소원들은/애타게/사라진다/바람이 분다/서러운 마음에/텅 빈 풍경이/불어온다/머리를 자르고/돌아오는 길에/내내 글썽이던/눈물을 쏟는다/하늘이 젖는다/어두운 거리에/찬 빗방울이/떨어진다/무리를 지으며/따라오는 비는/내게서 먼 것 같아/이미 그친 것 같아”(바람이 분다)

올해 즉위 50주년을 맞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6월 50주년 기념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북아일랜드를 방문했다거기서 여왕은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사령관과 악수를 나눴다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진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여왕은 과감하게 화해를 요청했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의 행동은 더욱 대담했다. 15년간 집안에 갇혀 정치활동을 금지 당했던 수치 여사는 이렇게 말했다.

군부에 원한이 없다민주화 이행을 위해 군부와 협력하고 싶다미움과 증오의 마음으로는 국가적 화합을 이룰 수 없다이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세상은 여전히 힐링이 필요하다시리아에서는 올해에만 2만명 이상이 정권의 폭력에 숨졌다반군 세력에는 테러조직이 끼어들어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이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모두가 가해자고 피해자다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도 아픈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빈부격차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도힐링캠프에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진정으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세상이 그분을 발견하고그 분 앞에 마음의 상처를 내려놓을 때까지인류에게 힐링은 영원한 키워드로 남게 되지 않을까.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월호 7시간, 박근혜 청와대의 거짓말

아래한글로 전자책 만들기 hwp2epub

'제로 다크 써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