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종이 매체의 생존법은? - 미국의 사례


“올 것이 온 거죠.”

 뉴스위크의 편집장 티나 브라운은 내년부터 종이 잡지를 찍지 않고 디지털판만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주간지로 군림했던 뉴스위크의 현재 발행부수는 150만부. 최고(1991년)였을 때의 절반 이하다. 올해 광고 판매 예상치는 겨우 500쪽. 1주일에 10쪽도 안 된다. 뉴스위크는 결국 2012년 10월, 올디지털 전략, 즉 '뉴스위크 글로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올디지털 전략은 사실 미국 내에서만 통용된다. 한국어판과 일본어판 등 외국어 판은 내년에도 계속 종이로 만든다. 뉴스위크는 아시아에서 현지어 발행을 위해 2개 나라와 추가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의 디지털 전환 발표 후 불과 10여일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료 독자가 오히려 늘어 미국 최대의 신문으로 올라섰다는 미국 ABC협회의 발표가 나왔다.WSJ의 사례가 발표되자 종이매체도 충분히 생명력이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까지 나왔다.

 무엇이 두 매체의 운명을 갈라놓았는지, 다들 궁금해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착각이다.

 뉴스위크나 WSJ나 모두 ‘종이’ 발행부수는 줄어들고 있다.

 WSJ의 경우 신문 독자가 1년 사이 6만명 줄어든 대신 온라인 유료 독자가 25만7000명이 늘어났다. 그 덕분에 종이와 디지털을 합친 유료 구독자 수가 늘어난 것이었다.

 디지털 쪽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두 매체의 가는 길은 다르지 않다. 뉴스위크는 우울하면서 빠르게, WSJ는 우아하면서 부드럽게 걸음을 옮기고 있을 뿐이다.





 뉴스위크는 지난달 디지털 전환을 선언하면서 “독자에게 디지털 형태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시점에 이르렀다”며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 수년 내에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맞는 말이다.

 뉴욕타임스(NYT)의 경우 이미 종이신문 독자보다 디지털 독자가 더 많다. 종이 독자 71만7513명, 디지털 독자 89만6352명이다(2012년 9월 기준, 미국 ABC협회). 이런 변화는 NYT의 유명한 슬로건까지 바꿔놓았다. ‘인쇄(print)하기에 적절한 뉴스는 모두 싣는다’는 표어는 유효기간이 지났다. ‘뉴스의 경험’이 디지털 시대 NYT의 새로운 슬로건이다.

 NYT의 디지털판을 위해 카피를 쓴 냇 휘튼은 “화제가 되는 사안을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 신문의 역할”이라며 “독자가 뉴스 속으로 깊이 들어가 사건을 경험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미국 대통령선거 TV토론을 홈페이지에 생중계하면서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관전평을 올렸다. ‘파이브서티에이트’라는 여론조사 분석 블로그를 NYT 홈페이지에 포함시켜 지면보다 더 자세한 분석을 제공했다. 디지털 전환은 이미 대세다. 뉴스위크나 WSJ나 모두 이런 길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뉴스위크와 WSJ의 운명은 분명 서로 달라 보인다. 로이터통신의 펠릭스 새먼 기자는 “뉴스위크가 디지털 매체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딱 잘라 말했다. 종이에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빨리 갈아탄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란 말이다.

 문제는 콘텐츠다.

 신문들은 2000년대 중반 온라인 매체의 속보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스토리텔링과 기획 기사, 오피니언면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편집에서도 잡지 스타일을 적극 도입했다. 뉴욕타임스가 1면에 컬러 사진을 싣기 시작했고 워싱턴포스트도 일요판 1면을 대형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장식했다.

 지난 9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폴란드의 보니어 경제신문 디자인 디렉터 야섹 우트코는 “신문의 미래는 잡지 스타일에 달렸다”고 선언했다. 웹 사이트는 신문으로, 신문은 주간지로, 주간지는 월간지로, 월간지는 사진앨범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집을 지키는 개처럼 사람이 지나갈 때는 소란스럽게 짖어대고 사람이 없을 때는 조용히 앉아 있는 반작용 저널리즘은 따분하다”고 지적한다.

 앞서 거론한 NYT의 디지털 전략을 다시 살펴보자.

 NYT가 디지털 기사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해(Understanding)' '경험(Experience)' '통찰(Insight)' 그리고 '감정(Emotion)'이다. 단순하게 사실을 나열하거나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슈에 관해 총체적인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그것이 스토리일수도 있고, 인포그래픽일수도 있고, 아니면 전통적인 기사형식이 될수도 있다. 어쨌든 지면의 제한이나 제약 없이 이슈의 핵심과 관련된 배경, 내용을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충분히 전달한다는 것에는 경험도 들어간다. 뉴욕타임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각 시합마다 초 단위로 선수들의 배치도를 작성해 웹으로 보여줬다. 전후반 90분의 타임라인을 마우스로 오가면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미국 대통령선거 TV토론은 동영상으로 직접 중계하면서 텍스트 매체의 강점도 살렸다. 기자들이 들러붙어 토론 내용에 대한 해설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필요하면 관련 도표도 붙였다. 디지털 매체로만 가능한 새로운 방식의 보도를 선보였다.

 통찰과 관련한 콘텐츠로는 NYT홈페이지에 다양한 블로그가 만들어져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대표적인 사례가 네이트 실버의 '파이브서티에잇(538)'이다. 538은 미국 대통령선거의 선거인단 숫자다. 실버는 자신만의 기법으로 여론조사를 재해석해서 대통령선거의 판도를 분석하고 전망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NYT 칼럼니스트 폴 크루거만의 블로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앙숙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와 블로그를 통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주관적일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의견'을 웹으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독자들에게 통찰을 전해주는 한 방법이다.

 NYT는 이런 디지털 전략의 핵심이 "독자들에게서 감정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종이 매체는 차갑다. 이성적인 판단을 위해 사실을 나열해 보여준다. 브리핑이다. 하지만 디지털 매체는 좀 더 감성적이라고 NYT는 판단한 것 같다. 수없이 많은 디지털 뉴스 매체 속에서 왜 NYTimes.com에 들어와야 하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NYT는 "다른 곳에 없는 것을 경험할 수 있고 거기서 당신만의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답할 것 같다.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뉴스위크와 WSJ의 운명을 가른 것도 이 지점이다.

  NYT의 미디어 전문기자 크리스틴 허니는 “2010년 워싱턴포스트가 92세의 오디오 사업가 시드니 하먼에게 뉴스위크를 단돈 1달러에 매각하면서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허만은 뉴스위크를 다시 디지털 매체인 데일리비스트와 합쳤다. 데일리비스트는 티나 브라운이 만든 인터넷 매체인데, 티나 브라운은 Vanity Fair라는 여성잡지 편집장을 맡으면서 이 잡지를 정상으로 이끈 인물이다. 뉴요커의 편집장도 역임했고, 데일리비스트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뉴스위크를 인수한 하먼은 티나 브라운에게 맡겼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달랐다. 이번에는 티나 브라운이 고전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뉴스룸이 통합됐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뉴스위크를 떠난 한 직원은 “티나 브라운 편집장은 1980년대 감각으로 잡지를 만들었다”며 “젊은층이 많이 찾는 데일리비스트와는 맞지 않았다”고 NYT에 털어놨다.

 뉴스위크는 정체성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는 뉴스보다 음식과 섹스에 관한 기사가 더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를 '미국의 첫 게이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표지도 티나 브라운의 작품이었다.



 WSJ는 뉴스위크보다 더 빨리 팔렸다. 2007년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이 인수했다. 뉴스코프는 WSJ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했다. 하나의 사안을 골라 심층 보도를 매일 싣고, 현장 르포 기사를 대폭 보강했다. 온라인에는 중국어판·일본어판에 이어 한국어판까지 만들어 전 세계 독자를 겨냥했다.

 그렇다면 WSJ와 뉴스위크의 콘텐츠 차이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 온라인과의 효과적인 융합에 실패했다는 뉴스룸의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그 융합의 실패와 성공을 가른 요인은 무엇일까.

 앞에서도 힌트가 있지만, 바로 경영의 문제다.

 평생 오디오를 만들어온 시드니 하먼은 뉴스위크라는 브랜드를 자신이 소유하게 된 것에 만족했다. 2011년 그가 사망하자 유족들은 뉴스위크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루퍼트 머독은 20세기 폭스 채널, 영국 더 타임스 등을 소유한 언론 재벌이었다. WSJ는 뉴스코프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영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때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일간지로 군림했던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LAT의 소유주였던 해리슨 그레이 오티스 일가는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으로 독자가 줄어들자 시카고 트리뷴에 신문을 매각했다. LAT는 생존을 위해 취재 인원을 줄이고 해외 지국을 합병했지만 판매부수는 계속 곤두박질쳤다. 이번엔 트리뷴 회사 자체가 부동산 거물 샘 젤에게 팔렸다. 매각 가격은 82억 달러였다.

하지만 언론에 문외한이었던 샘 젤은 인수한 지 불과 1년 만인 2008년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샘 젤이 실제 투자한 금액은 3억1500만 달러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직원들의 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130억 달러의 적자를 낸 트리뷴은 소송에 휘말렸다. 채권단이 소송을 위해 고용한 변호인단의 비용만 2억4000만 달러였다. 이 돈은 LAT와 시카고 트리뷴을 1년 이상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금까지 쓴 내용을 정리하면, 종이 매체의 디지털 전환은 대세다. 그러나 디지털로 간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구성하려면 뉴스룸의 공감대가 중요하다. 뉴스룸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경영의 문제다.

결론을 대신해, 조금더 실제적인 이야기 2가지만 하고 이 글을 끝내겠다.

첫째. 디지털 시대에도 굳이 뉴스미디어가 필요할까.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을 가장 먼저 알린 것은 트위터였다. 중국 최고위층 아들의 페라리 교통사고를 폭로한 것도 중국판 소셜미디어 웨이보였다. 뉴스는 뉴스매체 바깥에 더 생생하게 더 빠르게 올라온다. 30대 아래로는 종이 매체를 읽지 않는다고 한다. 왜 뉴스미디어가 있어야 할까.

 세계신문협회 래리 킬먼 부대표는 “신문은 역동적인 변화를 이뤄내 난관을 극복했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며 미래도 낙관했다. 단, 전제 조건이 있다. 디지털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잘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랍권에서 새로운 뉴스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알자지라 뉴스’의 소셜미디어 담당자 리야드 민티는 이런 방정식을 제시했다.

(정보-잡음)+문맥=정확한 보도

이 공식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정보의 기능을 AP 로이터 등 통신사들이 주로 담당했다.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도 정보 차원의 뉴스를 보도했다. 지금은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통신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이 일종의 정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민티는 “언론사들이 이런 변화에 당황하기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뉴스를 입수해 그것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스트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이 아니다. 넘쳐나는 정보 중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오해인지 독자를 대신해 판단해줘야 한다. 또 정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상황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온라인상에 정보가 늘어날수록 이런 판단과 설명이 더 중요해진다. 트위터는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해줄 수 있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는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 빈 라덴의 은신처에 미군의 헬기가 날아왔다고 가장 먼저 전한 곳은 트위터였지만, 빈 라덴의 죽음을 확인하고 중동 정세의 변화를 설명한 것은 전통적인 뉴스미디어였다.

베이징의 페라리 스캔들도 마찬가지다. 소문만 무성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중국 최고지도부 내의 움직임까지 확인해 전달한 것은 결국 신문이었다.


 두번째, 디지털 매체의 유료화와 광고 문제다.

실제로 매체의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 확보와 광고다. 종이매체든 디지털매체든 상관 없다. 디지털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도 종이 매체의 독자와 광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매체는 생존에 충분한 유료 독자와 광고를 확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답이 없지만, 조금씩 그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먼저 유료 독자의 문제는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NYT, WSJ, 그리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기사는 무료로 공개하는 대신, 모든 기사를 보려면 돈을 내야하는 방식이다. NYT의 경우, 1개월에 10개의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또 구글에서 기사를 검색해서 접속한 경우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대신 NYT홈페이지에서 모든 기사를 무제한으로 보려면 구독료를 내야 한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유료화를 추진한 것으로 기억한다.

 NYT의 유료화는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 앞에서 설명한 콘텐츠의 변화와 함께 유료화를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 유료 독자는 지난 1년 동안 50% 이상 늘었다.

 WSJ은 일부 기사를 무료로 공개하고, 특별 취재한 기사나 심층 기획 기사는 유료로 하는 방식이다. WSJ도 유료 독자가 100% 이상 크게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금까지 디지털 유료독자가 늘어난 것은 그동안 공짜로 콘텐츠를 이용하던 사람들 중에서 돈을 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포섭했기 때문이다. 지난 1~2년 동안 유료화를 추진하면서 이제 돈을 낼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돈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돈을 내고 볼 것인지는 미지수다. 향후 6개월 동안 디지털 유료 독자의 증가율이 100분의1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종이신문의 독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점점 빨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연 디지털 독자가 종이 독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디지털 독자에게서 얻는 구독료가 종이 독자의 구독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아직은 부정적이다.

 독자들은, 디지털 매체는 종이와 달리 인쇄와 배송, 종이값이 안 들어가니까 더 저렴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매체를 위해 기꺼이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람은 독자들이니까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금도 대부분의 인쇄매체들은 광고비로 콘텐츠 생산 수익을 올린다. 배송과 판매는 사실 배달 비용과 인쇄비용을 충당하는 정도다. 특히 한국 신문은 더 그렇다.

 결국 디지털 매체의 광고비가 종이 매체 이상으로 수익을 올려줘야만 디지털 전환은 성공할 수 있다.

 광고업계의 정설은, 디지털 독자 1명의 수익성은 종이매체 독자 1명의 수익성에 비해 10% 수준이라는 것이다. 디지털 매체의 광고효과가 종이매체의 10분의1 수준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것도 높이 쳐준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는 과거 웹보다 광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다시 말해 광고주들이 디지털 매체의 광고비를 종이 매체의 10분의1로 책정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의 종이 신문 독자가 100만명이라면, 디지털 매체에서 똑같은 유료독자 100만명일 경우 광고수익이 10분의1로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디지털 매체가 종이와 똑같은 광고수익을 올리려면 독자가 10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유료독자 기준이니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미국 매체의 경우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디지털 매체는 종이의 한계를 벗어나 전세계 어디서나 동시에 접속하는 사람이 있다. 즉 종이 시대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새로운 독자층이 있다.

 반면 한국어 매체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독자층이 그다지 많지 않다. 해외 교포들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한국 뉴스를 많이 접한다고 하지만, 그 수는 국내 독자층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디지털 매체의 광고단가를 높이거나, 콘텐츠 생산비용을 확 낮춰야 한다.

 NYT의 경우 아이패드판을 만들면서 주요 광고주들과 별도의 광고 계약을 했다. 미리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하고 디지털판으로 전환을 서서히 추진하는 전략이다. NYT 정도의 매체 파워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WSJ도 비슷하다.

 국내의 경우 아직 답이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매체 중에 콘텐츠 생산을 제대로하면서 영업(유료 독자+광고)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있는가? 네이버뉴스캐스트를 보면 권위를 자랑하던 유수의 매체라도 디지털로만 오면 자극적인 제목으로 낚시질하기에 여념이 없다. 디지털 매체의 생존이 그만큼 어렵다는 증거다.

 이 문제에 답을 찾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은 오히려 뉴스미디어의 질적 저하와 위축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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