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사장 분투기 - 강력강력 추천하고 싶은 현장경제 입문서

골목 사장 분투기 - 10점
강도현 지음/인카운터

누군가 써주길 바랬던 책이 나왔다.

경영컨설턴트의 카페 창업 실패기.

해당되는 사람에겐 좀 잔인한 이야기이겠지만, 한번쯤 창업을 생각해보게 되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겐 꼭 한번 들려줘야하는 이야기다.

자영업자들의 80% 이상이 실패한다는 뉴스를 접하면, "만약 경영컨설턴트들이 창업하면 어떨까? 경영전문가들이 자영업을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과연 슈퍼파워-슈퍼리치가 아닌-를 지닌 개인이 창업시장에 뛰어든다면 어떻게 현실을 돌파할까. 그게 다른 창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쓴 강도현씨는 바로 그런 시도를 했다. 작정하고 창업하게 된 것은 아니고 어찌어찌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어쨌든 창업을 하게 되었다. 결론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배경 스토리는 이 글 뒷부분에 설명하겠다.)

개인의 경험을 책에 아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사실 내가 잘했다는 경험담은 좀 쑥스러워도 얘기할만하다. 내가 뭘 잘못했다는 소리는 참 하기 어렵다.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창업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도 잘나간다는 창업 컨설턴트들이 쓴 글이 넘쳐난다. 그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창업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웬만하면 창업하지 말라고 꼭 당부한다, 그래도 하겠다면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싶다, 뭐 그런 이야기다.

그런데 왜 창업하겠다는 사람을 말리고 싶은지 그 이유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한명의 개인 창업자가 어떻게 자영업자의 늪으로 변해버린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각종 무용담과 성공사례를 스펙타클하게 제시하는 것에 주력한다. 결국 창업을 부추긴다. 창업 컨설턴트가 쓴 책이니까 어쩔 수없다.

그런데 이 책은, 바로 그 창업을 말리고 싶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다. 어느 누구도 들려주지 않았던 이야기, 그러나 정말 너무나 많은 자영업자들이 경험하고 부딪치는 현실을 공개한다. 자신의 경험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만난 수많은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가게 이름과 함께 그대로 들려준다.

이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사회적 기업, 권리금 등 창업 비용과 리스크 부담에 관한 이야기는 덤이다.(사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을 것 같다.)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알아둬야할 내용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된 곳은 카페바인이라는 홍대'옆' 카페다.

기독교계에 '복음과상황'이라는 20년된 잡지가 있다. 한국기독교에 꼭 필요한 담론을 생산하는 잡지인데, 잘 팔리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들의 후원으로 지탱해 왔는데, 그 중 몇분들이 지속가능한 잡지 경영을 위해 출자금을 내서 카페를 창업하기로 했다.

나도 복음과상황에 일이 있어 갔다가 카페바인에 가 보았다. 두가지 점에 놀랐다. 첫째는 커피 맛이 참 좋아서 놀랐다. 그냥 카페가 잘된다니까 우리도 해보자는 수준은 넘었다. 둘째는 장사가 참 안되는것 같아 보여서 놀랐다. 아무리 경영이 부실한 잡지라지만 그래도 잡지 구독자의 네트워크가 있고 스토리가 있고 나름 경영전문가와 자문가들이 버티고 있는 카페인데도 썰렁해보여 참 안타까웠다.

그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는데, 술술 잘 읽힌다.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나, 대한민국 경제생태계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한국의 언론에서 경제계의 유통업과 관련한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겐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광조주 위주의 기사에서 탈피해 이렇게 현장감 있고 현실을 알려주는 기사를 좀 써주길 진짜진짜 부탁하고 싶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월호 7시간, 박근혜 청와대의 거짓말

아래한글로 전자책 만들기 hwp2epub

'제로 다크 써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