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의 시대 - 사사키 도시나오

큐레이션의 시대 - 6점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민음사

 '큐레이션'에 대한 개념을 다듬을 수 있는 책.

 특별히 뭐 신선한 인사이트를 주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주는 그런 책은 아니다.

 사실 이 사람이 쓴 전작 '신문과 텔레비전의 소멸'을 읽고 조금 실망을 했었다. 제목은 굉장히 쎈데 내용은 사실 별게 없었다. 신문과 텔레비전이 사라지고 이제 이러이러한 시대가 온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결론이 '신문과 텔레비전은 소멸한다'는 것이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큐레이션의 시대가 오면 뭘 어떻게 하라는 답을 주지 않는다. 음악과 미술, 소셜미디어의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다가 결론에서 이제 큐레이션의 시대가 온다고 끝맺는다.
 
그런데 그냥 허무하기만 하지는 않은 것이, 큐레이션이라는 어쩌면 낯익으면서도 우리가 잘 모르는 개념을 충실하게 소개해주고 그 과정에서 풍부한 사례를 인용하면서 뭔가 인사이트를 주려고 한다.
 
사실 응용이나 새로운 발상이라는 것은 기본 개념이 잘 잡혀 있어야 나온다. 그런 점에서 괜찮은 책이었다.
 
기본 개념을 잡는데 16000원짜리 책 한권을 다 읽어야 하느냐고 불평할수도 있겠지만, 사실 책이 얇고 쉽게 씌여져서 술술 잘 읽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한 것이, 아이패드 플립보드 앱에 몇가지 매체와 함께 정지훈씨 같은 분의 블로그를 구독가능하게 기본 등록해놓았다는 점이었다. 정지훈 같은 사람은 이미 IT분야의 큐레이터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에도 나오는 허핑턴포스트도 그런 사례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정치콘텐츠 큐레이터가 가능할까? IT분야나 음식 맛집 여행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의 세계관과 세상살이에 큰 영향을 주는 정치 경제 사회제도 같은 분야에서 콘텐츠 큐레이터가 나올 수 있을까. 그런 큐레이션을 받아들일 수 있는 플랫폼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몇마디 메모.
 
"자신의 내부 윤리(시맨틱스)로는 규정할 수 없는 새로운 양상과 끊임 없이 부딪치며 자기 완결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거나 창조하면서 피드포워드 제어를 계속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은 새로운 경계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활동과 하나가 되며, 이는 새로운 창조를 위한 조건이다."
 
 책 219쪽, '생명을 재파악한다'에서 재인용.
 
 
"나는 플랫폼을 다음과 같이 정의내리고자 한다.
 
첫째,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질 것
둘째, 사용하기에 대단히 편한 인터페이스를 실현시킬 것
 세째, 플랫폼 위의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허용력을 가질 것."
 
책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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