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승승장구할 듯한 느낌..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랬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승승장구할 듯하다는 예감.

이 정권이 미디어법을 강행하려는 모습이, 내게는 노무현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해 4대개혁입법을 밀어부치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노무현 정권은 끝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했다. 이해는 된다. 국론분열과 갈등폭발.. 이런 것을 염려했을 것이다. 이미 사문화되었던 상태였기에, 굳이 폐지냐 존치냐를 두고 그런 극단적인 갈등을 불러올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실용'적인 생각도 했을테고...

하지만 결국, 그 뒤로 노무현 정부는 지지부진해졌다. 한마리도 '우습게' 보인 것이다. 청와대에서 권력을 쥐고, 국회 권력까지 쥐고서도, 이제 법조문의 활자로 밖에 남지 않은 허수아비 국가보안법조차 손대지 못하는구나.....

노무현 정권이 기대했던 사람들도, 노무현 정권을 두려워했던 사람들도, 그를 우습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줄줄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수도이전은 무려 '관습헌법'을 위배했기에 나가리. 부동산 투기 잡는 조치는 내놓는대로 아파트값 폭등을 불러왔다. 경제관료들과 강남복부인, 토목업자의 3각연합체제도 노무현 정권을 우습게 봤다는 증거. 조중동은 대놓고 정권을 비야냥거리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권이 미디어법을 강행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박근혜마져 미디어법에 반대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을 때, 노무현 정권처럼 저러다가 그냥 무산되고 그냥 지리멸렬하게 정권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왠걸. 박근혜는 하룻만에 꼬리를 내렸고, 야당이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미디어법은 통과돼 버렸다. 물론 그 과정에서 헤프닝이 있었고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긴 하지만, 이 정권은 자신의 힘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그 뒤로, 일시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미디어법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지긴 했지만....

"낙장불입"의 정서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미 "어쩌겠어, 이미 화툿장을 던진 것을.. 일단 패를 돌려야지.."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자신감을 회복한 청와대는 친서민행보에 정운찬 총리영입까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는 이미 내년 예산안의 1순위가 됐고, 오늘 지하철에서 읽은 정부 광고에는 서민주택 밀집지역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겠다는 약속까지 내세웠다. 지금이 달동네에 10집에 한곳씩 화장실 있고 수돗물 함께 쓰던 60년대인가? 아무리 열악한 반지하 월셋방에도 화장실이 있는 시대인데... 공중화장실은 제3세계 슬럼가에 제1세계 다국적기업이 유엔의 '밀레니엄 개발계획'의 지원을 받아서 진출한 '사업아이템'이었다. 그걸 그냥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틀림없이 수돗물 민영화도 다시 등장할 것 같다. 의료보험민영화는 그나마 지지부진한 것 같지만 '경제특구'라고 하는 곳부터 조금씩 무너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불안하고..

나는 이명박 정부가 보수정권 파시스트 정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대통령이 말하는 친서민적 방향성도 자기 나름대로는 진심을 담은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의 공적 자원을 동원하는데는 너무나도 능숙한 '사익'(사악이 아니다) 내지 '정실' 정권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 이렇게 승승장구하는게, 어디로 갈지 조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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