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잘한 것과 잘못한 것

아침 출근길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헤드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북한핵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헤드라인만 읽고는 이 대통령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 그 자체로 긍정적인 것은 당연하고, 이 대통령이 북핵문제를 의제로 못박았다면 그건 남쪽의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 성사가 되든 안되든 서로의 의사타진으로는 성공적인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뒷장의 관련기사를 살펴보니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 줄줄 이어졌다.

 

북한 조문단을 다른나라의 조문단과 똑같이 대우했고, 경협을 우선시한 북한에 북핵을 먼저 논의해야한다고 대응했다는 식의 내용이다. 예전과 달리 검색대를 통과시켰고 일체의 특별대우는 없었으며 북한조문단의 체제비용을 다른나라 조문단보다 조금 더 우리 정부가 부담한 것도 좀 눈쌀찌푸려진다, 이런 뉘앙스의 편집이었다.

 

아마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알아서 "대한민국 보수 여러분,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MB는 빨갱이가 싫답니다. 당당하게 대응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이 문제가 이렇게 다룰 성질의 것인지?

 

북한이 특별한 존재인 것은 당연하다. 대한민국 헌법에 북한 정권이 점유한 땅을 우리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평화통일을 위해서 노력해야한다는 의무를 맡기고 있다.

 

그 대상인 북한이고, 더구나 다른 때와 달리 고위급 인사를 보내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단순한 추모사가 아니라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 당연히 남다른 감사를 표현하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태도를 보여 그들의 마음을 녹이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닌가?

 

실제 청와대가 그들을 딱딱하게 대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선과 중앙은 청와대가 그들을 환대했다고 해도 야박하게 굴었던 것처럼 포장해서 그것을 기정사실로 만들려고 한다.

 

남북간의 화해가 두려운 것인지, 아니면 MB정권이 보수층의 비난을 받을 것을 걱정해준 것인지, 아니면 신문을 팔아먹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답답하다.

 

PS. 청와대에서는 오늘 아침 남북정상회담 제안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뭐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정정보도 신청을 안한다면 사실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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