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책임투자의 최근 경향

  사회책임 투자(SRI :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란, 펀드투자에도 윤리적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쟁에 반대하고 포르노영화에 반대한다면 무기제조업체나 포르노 제작업체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죠. 양심적 투자, 윤리적 투자, 사회의식적인 투자라고도 하고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투자’라고도 부릅니다.

 

Why Not the way you invest?

팍스월드 홈페이지의 그림


 1700년대 퀘이커교도들이 노예제도에 반대하면서 노예무역을 하는 업체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 사회책임 투자의 시초라고 봅니다. 같은 시대에 감리교의 창시자 요한 웨슬리도 ‘돈의 사용’이라는 설교에서 비즈니스를 통해 이웃에게 해를 끼쳐선 안된다는 원칙을 제시했고, 지금까지도 감리교 연금과 같은 종교 자본이 사회책임 투자의 흐름을 앞서 만들어 왔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SRI의 대표적인 기관이었던 팍스월드 매니지먼트에서 술과 담배, 도박, 무기제조업체의 주식에 관여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펀드 투자의 모든 것을 재조정했다”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죠.

 논란이 된 이유는 두가지였는데, 첫째는 물론 SRI의 원칙에 맞느냐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사회책임 투자가 그만큼 주목을 받는 핫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SRI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투자 포럼(SIF)의 통계에 따르면, SRI에 속하는 자산은 2조7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이중 한 기관이나 개인의 펀드가 아닌 뮤추얼펀드 형태의 자산만 따져도 2005년 1790억 달러에서 2007년에는 2020억 달러로 13%나 늘었고 2008년 이후에는 더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SRI가 과거에는 특정 종교인이나 이념성향의 제한된 그룹을 위한 기관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환경 펀드와 같이 새로운 형태의 SRI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일반 시민들을 위한 연금펀드(401(k) plan)에서도 SRI를 자처하는 곳이 나오고 있습니다.

 SRI라는 오랜 이름을 버리고 ‘사회의식적인(socially conscious)’ 투자, 혹은 ‘지속가능한’ 투자 같은 이름이 쓰이는 것도 더 많은 투자자들을 SRI의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투자 내용과 원칙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약 150개의 ‘사회적으로 스크린된’ 뮤추얼펀드 중에서 종교에 기반을 둔 펀드는 자산을 기준으로 약 10% 정도라고 합니다(앞에서 제시한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종교에 기반한 자금은 공개적으로 판매되는 뮤추얼 펀드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펀드를 구성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도덕적 책임을 앞세우는 종교 기반 펀드들은 낙태나 동성애, 도박, 포르노 등의 문제에 민감합니다. 이슬람 정신에 기반을 둔 ‘아마나 펀드’나 보수적 기독교인들을 위한 ‘티모시 플랜 펀드’, 로마 카톨릭을 위한 ‘아베 마리아 펀드’ 등이 그런 예입니다.

 종교와 상관 없는 SRI펀드 중 앞서 언급한 팍스월드의 경우 ‘환경에 대한 청지기 의식’ ‘인권’ ‘직원의 다양성(인종이나 성적취향 등에 따른)’ 등을 기준으로 투자대상 기업을 선별합니다. ‘아메리칸 센추리 라이브스트롱 펀드’는 금연운동을 주창한 랜스 암스트롱 재단과 관련돼 있어 단지 담배와 관련된 기업에만 투자를 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곳도 ‘SRI’에 속합니다.

 이런 고전적인 SRI기준도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에서 탈피해 “이런 곳에 먼저 투자한다”는 포지티브 스크리닝 원칙을 적용합니다. 환경 문제에 민감한 펀드의 경우, 과거에는 석유 관련 기업에는 무조건 투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이제는 ‘각 업계에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대체 에너지 개발과 공해 절감을 위해 선구적으로 노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우면서 석유 업체 중에서도 이런 기업에 먼저 투자하는 식입니다. 윈슬로우 녹색성장 펀드(Winslow Green Growth)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원자력 산업 투자를 금지했던 캘버트 그룹도 대체 에너지 개발에 관련된 업체라면 원자력 관련 업체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원칙을 수정했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죄악의 주식’으로 여겨졌던 산업에 대한 SRI 기준도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원자력이나 술, 도박 관련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거둬들이는 것이죠. 팍스월드의 경우 2005년 스타벅스가 J&B회사에서 개발한 ‘커피 함유 술’에 스타벅스 상표를 붙여 파는 계약을 체결하자 이 회사 주식을 내다 팔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조금씩 투자 기준이 완화되면서 원자력 발전 업체나 방위산업 같은 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 그전까지는 불가능했던 미국 국채 투자(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불리지만, 이라크전 참전비용 처럼 미국 방위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죠)도 가능해 졌습니다.

 특히 주목 받고 있는 분야는 ‘기후 변화’ 관련 투자입니다. SRI는 초창기 종교적인 이념을 기반으로 시작됐지만 1960년대 이후에는 반전운동과 관련됐고(베트남전쟁에 찬성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관련 기업-예를 들면 드비어스 다이아몬드-에 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했는데요,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석유산업을 대체할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에 SRI가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이 완화된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녹색 펀드’는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투자자는 물론이고 보수적인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알리안츠 글로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03명의 투자자 중 절반 정도가 환경 문제와 관련된 곳에 투자하겠다고 답했고 17%가 이미 그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환경 관련 업체에 투자하겠다는 이들 중 41%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답했고 36%만이 진보적이라고 밝혔습니다.

 SRI에서 앞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는 401(k) plan, 즉 미국의 퇴직연금 투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도입될 예정인 ‘퇴직연금 투자’와 같은 것이 바로 미국의 401(k) plan입니다. 401(k) plan으로 투자 가능한 펀드 중 SRI펀드가 늘어나고 있다고하는데요, 2010년이면 퇴직연금 가입자의 약 60% 정도가 SRI에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답니다. 401(k) plan은 그 엄청난 규모 때문에 미국의 주식시장을 장기호황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데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이유도 401(k) plan의 투자 대상이 되느냐 마느냐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401(k) plan이 SRI에 들어온다면 SRI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관련 링크>

 

사회책임투자포럼

 

지속가능경영원의 사회책임투자 자료(PDF)

 

유엔 책임투자 원칙(UNPRI)


위키피디아의 사회책임투자 설명(영문)

 

사회투자포럼(미국)

 

Calvert Investment(미국의 대표적 사회투자펀드) : SRI에 관한 최신 료와 펀드 운영 관련 자료가 풍부합니다

 

사회책임투자 어드바이저 : SRI관련 컨설팅 기관입니다

 

영국의 사회책임투자금융연합(UKSIFA)

 

Pax World Management : 윗글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SRI펀드 운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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