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가장해 권력과 야합하는 한기총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즉 한기총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기독교계 내에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기독교계 안에서는 진보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보수적인 한기총 양쪽을 나름대로 인정하며 각자 활동해왔습니다.

 

그런데 NCCK에 소속되지 않은, 신학적으로 보수적인(신학적 보수란, 쉽게말해 수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세주라고 고백하고 성경의 신적 권위를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교회들에서 한기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지난 18일 한기총이 있는 서울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기총을 규탄했습니다.

 


<보도자료의 내용>

지난 6월 18일(목) 오후 2시,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는 뜻있는 기독시민단체 및 교회 25개 단체와 함께,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최근 한기총의 시국선언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혁연대는 지난 6월 9일에 ‘한국교회 원로’ 33인이 발표한 시국성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6월 10일에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전하였다.

 

개인적인 사정상 자리에 나오지 못한,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 전 국사편찬위원장의 발언은 오세택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가 대독하였다. 이만열 교수는 한기총의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그들은 한국 기독교계 대표임을 참칭하여 정권에 아부하고 시류에 영합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가 예언자적인 사명을 망각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면, 그 책임의 큰 부분은 소위 ‘원로’들과 한기총이 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자성을 촉구하였다.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유창선 집사(뜨인돌교회)는 “한기총을 한국 성도를 대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언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라고 우리의 권한을 위임해주었냐”고 발언하였다.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뒤이어, 진광수 목사(감리교평화행동)는 “역대 기독교인 대통령이 집권할 때 사회적 혼란이 더 많이 일어났다. 그들을 지도자로 세운 한국교회의 책임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입장을 전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일웅 목사(대구 마가교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연명 단체에 소속된 목회자와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또 일반 교회를 출석하는 집사들과 청년들 15 여명이 참석하여,‘권력에 시녀 노릇하는 한기총은 각성하라’, ‘누가 당신들을 우리의 대표로 세웠습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기총의 각성을 촉구하였다.

 

 

그 뒤 이분들은 성명서를 낭독했습니다.

 

“신앙을 가장하여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한기총을 규탄한다”

 

지난 6월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엄신형)는 프레스센터에서 “국가위기 민생불안 중단하고 국민화합 경제대국 이룩하자”는 제목의 성명서 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한기총은 이 성명서를 통해 지금의 정국을 위기로 인식하며, 크게 세 가지를 주장했다.

 

첫째, 한기총은 최근 잇따른 사회 각 분야 지성인들의 정부 비판 성명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법질서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해 생긴 일로 규정하고, 좀 더 엄정한 법집행을 주문했다. 최근 대통령의 인식과 정부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일련의 시국선언은 4.19 혁명 이래 가장 많은 분야의 지성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한기총은 이러한 역사적 시국선언들을, 법질서도 모르는 철없는 소수 인사들의 경거망동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국민인식과 한참 동떨어진 한심한 주장이다.

 

둘째, 한기총은 최근의 위험한 남북관계가 전부 북한으로부터 비롯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북한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현 정부의 무능한 대북정책과 무책임한 대결주의로 인한 것임을 한기총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한기총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것에 대해 자살을 미화하고 민생을 혼란케 하는 선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분명 자살은 비극이며, 반복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자살한 사람이 생을 가볍게 여겼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쉽게 단정할 일은 결코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한 인생으로 하여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게 했는지 깊이 성찰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반복되지 않겠는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저 개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그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기총의 인식은 그런 정상적인 이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다음 몇 가지 근거를 가지고 한기총을 비롯한 소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시국인식에 엄중히 문제를 제기하는 바이다.


1. 한기총과 자칭 한국교회 원로회는 정치권력에 야합하여 공의를 잃어버렸다.

 

한기총은 최근의 정국위기가 소위 진보좌파의 선전선동에 의한 부화뇌동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이야말로 색깔론에 기댄 철지난 선전선동에 다름 아니다. 불과 1년 반 전에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이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이 진정 선전선동에 의한 것이겠는가.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의한 민심이반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더불어 요구됐던 ‘민족화해와 국민통합’과는 정반대로 정책을 펼쳤다. 북한과는 시대착오적 대결주의로 긴장을 조성했고, 부자들에게는 감세 등 온갖 혜택을 베풀면서도 서민들의 요구는 철저히 외면했다. 또한 정적과 비판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탄압을 가해왔다. 한기총과 소위 한국교회 원로들이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실정과 불의을 보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양지만을 찾아 권력과 야합하는 거짓 선지자들이기 때문이다.

 

“예언자라는 자들이 나의 백성을 속이고 있다. 입에 먹을 것을 물려 주면 '평화'를 외치고,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면 전쟁을 벌일 준비를 한다.”(미가서 3장 5절, 표준새번역)

 

2. 한기총과 소위 한국교회 원로회는 약자보호의 예수정신을 되찾으라.

 

예수님께서 당시 기득권이었던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신학적 근본주의와 신앙적 율법주의에 빠져 하나님의 뜻을 외면했다. 그 당시 기득권자들은 율법의 조문에만 집중하며, 정작 율법의 정신인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않았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비난하고 정죄했다. 기 때문이다(마 12:1∼7).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기득권자들에게 분노하셨고, ‘독사의 자식들’이라며 저주하셨다.

 

한기총과 소위 한국교회 원로회는 가난한 서민이 정당한 이유 없이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해도 군소리 없이 따르는 것을 법치질서, 준법정신으로 착각하고 있다. 또한 합당한 절차나 보상도 없이 살던 집과 가게에서 쫓겨나서 문제를 제기하고 저항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러한 서민과 약자들이 당하는 핍박하는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많은 국민들을 불법시위자로 규정했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그들조차도 전임정부 시절 툭하면 시청 앞에 몰려가 정부를 비판하고 심지어 극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불법행동(?)을 일삼았다.

 

이들에게는 예수님께서 그렇게도 돌보려고 하셨던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에 대한 연민(마 9:35∼36)이 일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한기총과 자칭 한국교회 원로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잃어버렸음을 진심으로 통회하고, 다시 이 나라와 교회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충심으로 권고한다.

 

3. 한기총은 위임받은 적 없는 과도한 대표성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

 

한기총은 이번 성명을 내면서 자신들이 마치 한국기독교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은 억지를 부렸다.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에 주로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는 64개 교단 및 21개 단체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말 그대로 하나의 연합기구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진리가 결코 숫자놀음으로 구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수시로 숫자를 뽐내더니 결국 이번에는 ‘5만 교회, 10만 성직자, 1200만 성도’의 한국기독교 전체 대표로 내세웠다. 한기총은 왜 위임받은 바 없는 과도한 한국기독교 전체의 대표성을 주장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하며, 또 이번 성명을 발표하면서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 회원교단 및 회원단체들에 동의를 구했는지도 분명히 설명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의 대표성을 가장한 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이를 철회해야할 것이다.

 

4. 소위 ‘한국교회 원로회’의 원로성은 누가 인정해 준 것인가.

 

마지막으로, 6월 9일 시국성명을 발표한 자칭 ‘한국교회 원로회’ 역시 그들이 주장하는 원로성이 누구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인지 의문이다. ‘원로’라 함은 평생에 한 길을 바르게 걸음으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분들을 말할진대, ‘한국교회 원로회’ 참여자들의 면면을 볼 때, 그들이 과연 원로로서 한국교인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인지 의문이다. 전도서의 말씀에 보면 ‘잠잠해야 할 때가 있고 말해야 할 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때를 잘 가려주시길 부탁드린다(전도서 3장 7절).


우리는 한기총이 정치적, 종교적 기득권 세력이 아닌, 건강한 보수기독교단체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충언한다.


2009년 6월 18일
참여단체 일동:

 

 

이 분들은 이후 한기총 사무실을 (항의)방문해서 성명서를 전달했습니다. 한기총 사무실에는 대표회장도 총무도 없었습니다. 외부 일에 나갔다가 온 정연택 사무총장이 이들을 보고 사무실로 맞았습니다. 잠시 설전을 벌인 뒤 성명서를 전달하고 마쳤습니다.

 

<보도자료에 있는 내용>

자회견을 마친 후 오세택·박득훈·방인성 목사 일행은 한기총 사무실을 방문하여, 한기총 정연택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박득훈 목사는 한기총이 가진 몸집의 크기에 자신하지 말고, 한국교회를 향한 정당한 지적에 낮은 마음으로 경청할 것을 호소하였다. 또 방인성 목사는 “이번 성명이 어떻게 한국교회의 전체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나, 어떤 과정으로 의견을 수렴했냐”고 질의하였다.

 

10여분간 사무총장실에서 서로간에 첨예한 입장을 주장한 후, 사무실을 나섰다.

 

 

이번 성명에 참여단체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감리교평화행동, 개척자들, 공의정치실천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개혁지원센터, 교회의날 조직위원회, 기독여민회, 기독청년아카데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농민목회자협의회, 부산교회개혁실천모임, 새벽이슬,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IVF 사회부, 얼굴있는거래, 인권실천시민행동, 전주열린문교회, 정의평화를 위한기독인연대, 통일시대평화누리, 한국기독교장로회농민선교목회자연합회, 현대기독교아카데미,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가나다순, 총 25개 단체 및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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