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진출 바라보는 신문사들의 속내

한나라당과 정부에서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여기서 방송진출은 현재 진입이 막혀있는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지상파 방송에 신문사가 진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부터 아래에 '방송사'라고 하는 것도 지상파 방송-KBS MBC SBS OBS 지역민방 EBS과 앞으로 새로 허가될 수 있는 유사채널-와 보도전문채널-YTN MBN과 앞으로 허가될 수 있는 유사채널-과 종합편성채널-아직 없음. 케이블채널이지만 보도와 오락 드라마 등 모든 영역을 다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을 일컬음-을 말합니다.)-을 허용하려고 합니다.

 

언뜻 이해가 안되는 것은, 2012년까지는 신문사가 방송까지 경영하는 것(겸영)을 금지(2013년부터 허용)한다는데 법안 처리를 서둘려야한다며 법안을 이달 안에 강행 처리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야당도 없이 쟁점법안을 강행처리한다는 것, 그것도 이달말까지 결정해야하는 비정규직법처럼 시급한 사안도 아닌데 이렇게 서두르는 게 참 이상하죠?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앞뒤를 두루 생각해보면 2가지 문제점이 보입니다. 또 이런 문제점 때문에 막상 신문사들도 눈 앞의 먹잇감을 먹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좀 길어졌는데, 미디어법의 앞뒤 맥락을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은 1,2번은 건너뛰고 3번만 보셔도 될겁니다.

 

1. MBC와 YTN이 흔들린다

 

문제점 중 첫째는, 여당안 대로라면 법개정이 이뤄지면 2013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사실상 신문사의 방송진출이 시작됩니다. 여당안은, 일간신문의 지상파방송 겸영을 2012년 12월 31일까지 금지하되 지상파방송, 종합편성 및 보도PP의 지분 취득은 대기업과 함께 허용하는 방안입니다.

 

다시 말해, '방송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2013년 이후로 하지만, 그 이전에라도 방송사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무슨 말인지 어렵죠?

 

쉽게 말해서, KBS MBC SBS(지역민방) 같은 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YTN MBN)을 추가로 허가해주는 것은 2012년까지 미루고 2013년에 해주겠다, 대신 지금 있는 방송국은 신문사나 대기업이 돈을 싸들고 사가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는 것입니다. 다만, 2012년까지 너무 설치지는 마라. (엄밀히 말해 마음대로해라는 것은 아니고 신문사가 1대주주가 되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사실 별 차이는 없습니다. 기자협회 이희용 부회장의 미디어리뷰를 참고하십시오.)

 

이렇게 되면 당장 미디어법이 통과되는 대로 신문사와 대기업은 KBS MBC SBS EBS 지역민방 YTN MBN, 이들 방송국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KBS EBS MBC는 공영방송으로 민간기업들이 주식을 취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지역민방과 SBS YTN MBN은 바로 가능합니다.

 

YTN 주식은 이미 코스닥에 상장돼 있어서 누구나 사고 팔 수 있습니다. 다만 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전력 KT&G 한국마사회 우리은행 같은 공기업(우리은행도 현재는 사실상 정부 소유입니다)이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고 물심양면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YTN을 보면 한국전력과 마사회의 광고가 유난히 많습니다.) 지난해 중앙일보에서 YTN주식을 사들였다는 소문이 있었고, 실제로 우리은행이 소유한 YTN지분을 일부 매각한 사실도 있지만 확인은 되지 않습니다. YTN 주주총회에서 구본홍 사장 임명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것도 공기업이 대주주이기 때문이었지요. 법으로 허용만 해준다면 당장이라도 정부가 대기업이나 신문사에 지분을 팔아넘길 수 있습니다.

 

 신문사나 대기업 입장에서도 새로 보도전문채널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YTN을 인수하는게 단숨에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으니 군침이 돌수 있죠. 문제는 YTN의 경영상태인데 공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아마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겁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이런 점을 생각하면 차라리 새로 보도전문채널을 저렴한 구조로 만드는게 더 쉬울 수 있지요. 결국 YTN이라는 뉴스브랜드를 얼마 주고 사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대주주인 공기업, 즉 정부 입장에서도 YTN노조가 계속 말을 안 듣고 골치아프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나 친여당쪽의 신문사에 팔아넘기는게 더 속 편할 수 있습니다.

 

MBC도 비슷한 상태입니다. MBC는 민주화항쟁 이후인 1988년 '방송문화진흥회'라는 법인이 대주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체제입니다. 그런데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임명하게 돼 있습니다.(방송문화진흥회법 6조) 사실상 방통위에서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셈입니다. 법이 개정되면,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시장에 내놓거나 맘에 드는 대기업/신문사/개인에게 팔아넘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지난해 방문진 창립20주년 기념식에서 MBC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자 MBC노조에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지요.(최시중, "MBC정명이 무엇인지..")

 

SBS나 지역민방, MBN은 민영방송입니다만 대주주가 확실하고, 대부분의 대주주들이 방송을 계속 경영할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법이 바뀐다고 해서 대기업이나 신문사에 많은 지분을 팔아넘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지분 경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 다시말해 주식 값이 치솟게 되고 실제로 지분을 조금 떼어네서 대기업이나 신문사에 던져주면서 "좋게 좋게 해보자"고 손을 내미는 일이 있을 수 있겠지요.

 

 여기에 더해서 KBS2채널을 민영화할 수 있다는 얘기도 여당에서 일찍부터 흘러나왔지요. KBS2를 민영화한다면 이것도 미디어법 개정으로 2013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이 경우 신문사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1대주주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금지됩니다만, 사실 허용된다고 해도 신문사에 1대주주할 만한 돈(약 10조 안팎으로 예상)이 없기 때문에 차이가 없습니다.(위에 링크된 이희용의 미디어리뷰 참고)

 

어쨌든 이런 일은 2013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미디어법이 여당안대로 개정된다면 당장 현실화될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2. 왜 하필 2013년인가

 

문제점 중 두번째는 2013년이라는 시기의 문제입니다. 여당안을 보면 기존의 방송사들 외에 새로운 지상파 방송사나 보도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은 2013년에나 허가해 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법적으로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은 2013년 이후에 허용한다고 하니, 언뜻보면 차기정권에 그 짐을 넘겨주는 것 같습니다. 현 정부는 보수신문과 결탁하거나 뒷거래하는 일이 없고 문만 열어놓은 뒤 다음 정권에게 권한을 넘겨주겠다는 결백선언처럼 보일 수 있지요.

 

 문제는 2012년에 대통령선거가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 야당은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신문사와 방송사의 떡밥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떡밥에 군침을 삼키는 신문사나 대기업이라면, 한나라당 정권이 연장되도록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줘야하는 형편입니다.

 

 왜 먼저 떡밥을 던져주지 않고 미뤘을까요? 그건 실제로 신문사가 방송을 가지게 될 경우 영향력이 너무 커져서 정권의 통제를 벗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말을 잘 듣는지 보고 먹이를 주겠다는 식이죠.

 

 그런데 이런 설명은 1번과 좀 배치가 됩니다. YTN이나 MBC가 당장 민영화될 것처럼 말해놓고, 새 채널은 정권이 언론길들이기를 위해 나중에 허용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죠?

 

 제 생각에는 YTN이나 MBC의 경우 당장 실제로 민영화되는 것보다,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에서 "말 안들으면 확 팔아버린다"는 내부통제용으로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3. 그렇다면, 신문사들은 어떤 생각인가.

 

 위의 1,2번은 지금까지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쉽게 언급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신문사들은 어떤 입장일까요. 과연 떡밥을 먹기 위해 정권의 눈치를 살살 살피면서 비위를 맞춰주(려고 하)고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런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조선일보를 보면, 최근 들어 '방송진출 포기(보류)'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선일보는 올해초까지만해도 방송진출을 공개적으로 표명했습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사원 여러분,
상황이 좋지 않다고 몸을 움츠리고, 방어 자세만 취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미디어 산업은 올해를 고비로 커다란 분수령 하나를 넘을 것입니다.

활자매체를 중심으로 한국 언론계를 선두에서 이끌어 온 조선일보 또한 역사적인 분수령을 넘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천국의 국경을 넘다’와 ‘강인선 라이브’프로그램이 나라 안팎에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매체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실험은 끝났습니다. 실행에 옮겨야할 때 입니다.

우리는 활자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인쇄 매체로 서비스 하고, 음성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음성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동영상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영상 매체로 서비스해야 합니다.

앞으로 기자들은 깔끔하게 편집된 신문 지면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생들의 휴대폰 단말기나 직장인들의 PC, 그리고 TV모니터를 통해서도 심층적인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내보낼 각오를 본격적으로 다져야 합니다.

 

방송진출을 선언한 것이지요. 실제로 조선일보 미디어전략을 짜는 분들도 지난 연말에 "보도전문 채널이 됐든 종합편성 채널이 됐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방사장이 최근 미국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 진출 안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첫째가 돈이 많이 드는데 비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공개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동아일보에 너무 가까워서?) 떡고물 바라기보다 다음 정부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경우 과감하게 KBS2채널이나 MBC가 민영화 될 경우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조선 중앙은 물론이고 국민 한겨레 경향에 비해서도 방송에 소극적이었던 동아가 지난해 방송팀을 만들고 스튜디오도 설립하고 인터넷 방송도 열심히 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규!"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것인지 어떤 것인지, 동아일보의 지면을 보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정말 열심히 칭찬하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것을 매일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요즘 동아일보를 거의 안 보는군요.. 죄송합니다. 하여튼 그랬습니다... 절대 정권의 눈 밖에 나지 않고 열심히 떡고물 떨어질 때를 기다리겠다는 포즈인 것 같습니다. 근거가 있냐구요? 물론 저의 주관적인 판단일 뿐입니다. 그런데 관람객들의 관전평은 "돈은 있냐"는 것인데요. 동아일보 경영이 사실 엉망인 것은 누구나 아는 점인데요, 동아일보가 안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LG그룹과 사돈관계인 점이 좀 눈에 뜨이네요. 지금 광화문 동아일보 옛사옥 옥상에서 돌아가는 대형전광판의 광고는 LG전자가 평생 맡기로 계약이 돼 있다고 하죠? 그리고 동아일보는 사주가 옛 동아방송(라디오)을 강탈당한 것에 강한 미련을 갖고 있고 방송을 꼭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보도전문 채널이든, 종합편성채널이든 맡겨만 주면 해내겠다"는 태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케이블채널 J골프와 Q채널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방송도 열심히 했었죠(요즘엔 돈이 딸려서 그런지 조금~). 중앙일보는 인터넷방송을 처음 시작할 때 "보도채널을 우리가 하면 YTN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할 수 있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요. 그때가 중앙일보의 YTN인수설이 한참 퍼졌을 때였습니다. 여기도 변수는 돈인데요, 아무래도 삼성을 믿고 있고 또 한지붕 두가족인 보광그룹도 있으니 조선 동아보다 내실이나 자금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1980년에 중앙일보가 속해있던 삼성그룹이 예전 TBC 즉 동양방송(TV와 라디오)을 신군부에게 강탈당했으니 KBS2를 되찾아야한다는 역사적 명분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도 역시 변수는 돈입니다. 중앙일보가 '판을 바꿨다'며 판형을 바꾸면서 윤전기를 전면 교체했는데, 그 돈을 일본에서 빌려왔습니다. 중앙일보가 빌려올 때는 100엔이 800엔할 때였습니다. 게다가 일본 금융권의 이자가 너무나 저렴해서 일반인들도 엔케리 트레이드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초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환율 정책을 펴며 한때 100엔=1600원, 즉 2배로 뛴 적도 있지요. 지금도 1300원이 넘습니다. 이자는 싸지만 대신 원금이 50%가 넘게 늘어나버렸습니다. 엄청난 부담이 셈이죠. 여기에다 판형 교체 이후 광고 수입이 생각만큼 늘지를 않아 최근에는 동아일보에도 뒤졌다는 얘기가 있으니... 수십조원이 필요한 방송사 인수에 실제로 뛰어들 여력은 없어 보이고, 2013년 이후 신규 채널이 허용되면 그때 저렴한 방송국 하나 만들어 진출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신문사들은 이미 방송 진출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일보(취업창업 쿠키TV) 한겨레(낚시 FSTV) 한국(경제정보 석세스TV) 헤럴드미디어(여성 동아TV) 등은 실제로 케이블TV방송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조중동의 방송진출을 경계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막상 문이 열리면 여러가지 고민에 쌓일 것 같습니다.

 

 신문사들은 그런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은 2가지로 요약되는데요, 첫째는 방송이 돈이 되느냐는 것이구요. 두번째는 정권에 너무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첫째를 먼저 설명하자면, 이미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최고의 민영방송 SBS마저 광고수입이 크게 줄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입니다. KBS는 수신료 인상에만 목메달고 있구요. 지상파 방송은 이미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가고 있는데다가 2013년 이후에는 디지털화로 채널이 더 늘어나 수익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하려는 첫째 이유가 '신문이 돈이 안되니까...'인데, 방송도 돈이 안된다면 아무리 영향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해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게 신문사들의 원초적인 고민입니다.

 

두번째는, 신문과 달리 방송은 일정 기간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 받아 허가를 갱신해야합니다. 다시 말해 정부에 목줄이 달려 있는 것입니다. YTN이 노조에서 구본홍 사장을 거부하면 투쟁하자 당장 방통위에서 '허가 연장 안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죠. 허가가 연장 안되면 YTN은 문을 닫든지 인터넷 방송만 해야합니다. 아니면 무허가 해적방송으로 가든지. 실제로 OBS의 경우, 이전 iTV가 허가를 연장 받지 못해 문 닫고 다른 기업이 인수해서 새로 문을 열었지요.

 

신문의 경우 어쨌든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 존재이유인데, 방송에 진출하면 정부의 허가에 목을 메어야 합니다.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문보다 방송의 덩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방송이 위협 당하면 신문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워터게이트 사건이 났을 때, 닉슨행정부는 워싱턴포스트가 소유한 지역방송의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협박했었지요. 똑같은 상황이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방송진출이 신문사에 독배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매력적인 것은, 영향력 때문입니다. 언론은 한마디로 영향력 비즈니스입니다. 특히 신문은 더 그렇습니다. 판매부수만 중요한게 아니라 지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광고비가 달라지고 광고해달라고 오는 사람의 숫자와 질이 달라집니다. 방송을 가지게 되면 영향력이 훨씬 커지기 때문에 신문도 그만큼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인 것이죠.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입니다. 하지만 이미 인터넷 분야에서 신문사는 포털에 너무 크게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쌍방향-탈권위 세계에 신문이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도 신문사들은 자신감이 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이유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단순한 추측과 달리, 신문들은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하고 있는 미디어법 내용에 그렇게 많이 민감하지 않습니다.

 

신문사들이 좀 둔하고 어리석은 면이 있습니다만, 또 바보는 아닙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세상의 여러 갈래길이 갈라지는 지점에 서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지금의 신문들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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