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최고의 신문을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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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minbyun.org

워싱턴포스트의 부사장으로, 미국의 한 지역신문이었던 워싱턴포스트를 세계적인 일류신문으로 끌어올린 벤 브래들리의 자서전이다.

 

 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고 읽었다. 구입일이 2009년 5월19일로 돼 있다. 미국에선 1995년에 'A Good Life : Newspaper and Other Advenures'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우리나라에선 올해 3월에 출간됐다.

 

처음엔 조금 두꺼워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너무나 흥미롭게 읽었다.

 

역시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의 분위기를 설명한 대목이다.

 

시작은 평범한 사회부 사건이었다. 미눚당 전국위원회에 침임한 5명의 사내가 법정에 소환됐는데, 워싱턴포스트의 사건담당 기자였던 밥 우드워드는 법정의 맨 앞중에 앉아 그 용의자 중 1명이 'CIA 출신의 은퇴한 정부 관료'라고 자백하는 것을 들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찰의 증거를 파헤치면서 '하워드 헌터'라는 이름과 'W 하우스(화이트 하우스, 즉 백악관)'이란 단어를 발견하고, 그가 어떤 인물이기에 백악관과 관련이 있는지 추적한다.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진 것은 6월17일이었는데, 사건에 관련된 자금이 닉슨 대통령의 후원금에서 나왔다는 워싱턴포스트의 추적기사가 처음 보도된 것은 8월1일이었다.

 

 백악관은 이 사건을 '3류 절도사건'으로 치부했고, 공화당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워싱턴포스트가 민주당 후보의 대리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 소식통은 워싱턴포스트에게 "백악관이 당신들을 파멸시키려고 단단히 작정했다"고 일러주었다. 심지어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비롯해 다른 언론들까지 워싱턴포스트를 비난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한 닉슨 정권은 워싱턴포스트를 향해 이렇게 밝혔다.

 

"(워싱턴포스트가) 간접 정보와 가십과 소문을 저녁 삼아 즐기던 조지타운의 칵테일파티장을 한번이라도 떠나 보았다면, 비로소 진정한 미국을 발견했을것이다.... 백악관은 독립적인 조사를 수행했다. 백악관에 있는 그 누구도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FBI의 조사를 확인했다."

 

심지어 워싱턴포스트 산하 지역방송국의 인허가권까지 동원해 압력을 넣으려고 했다. 그 공방은 닉슨 대통령의 도청 테이프가 밝혀지면서 그가 사임하기까지 2년이 넘도록 계속 이어졌다.

 

일개 언론사가 거대한 권력과 맞서 싸우는 것은 사실 아주 어려운 일이다.(검찰을 보라. 검찰의 권력은 얼마나 막강한가. 증거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만 따져도 언론사는 검찰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그런데도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한다. 그런데 일개 민간회사일 뿐인 언론이?) 더구나 동료와 독자들에게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싸움-진실을 추구하는 싸움-을 1년이 넘도록 지속하는 것은, 웬만한 언론사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워싱턴포스트에서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벤 브랜들리는 워싱턴포스트의 편집부국장으로 취임한 뒤 기자들을 평가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훌륭한 기자는 놔두고, 교체해야할 기자를 꼽았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자가 누구인지 정보를 수집하고 그들을 스카우트해왔다. 그는 정치 외교 국방 중국 금융 분야의 유능한 기자를 스카우트했다. 또 백인남자 일색인 편집국에 흑인과 여성을 늘려가겠다고 약속했고 실천했다.

 

편집국장이 된 뒤에는 유력한 칼럼리스트를 모셔오고 사설-오피니언면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또 기존의 섹션개념을 뛰어넘는 '스타일' 섹션을 만들었다. 스타일 섹션의 문제의식을 브랜들리는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면 그것을 우리 신문의 어떤 부서가 담당할 것인가... 범죄자가 살인을 저지르고 지도자가 나라를 이끄는 것 말고,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사는지를 어떤 부서에서 다루고 있는가?"(245쪽)

 

그리하여 1972년 워터게이트가 터졌을 때 워싱턴포스트는 편집국장과 현장기자, 경영자가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사실과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굽힘 없이 전진하는 그런 조직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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