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늬우스 사태를 예견한 황지우 총장

예술종합학교 총장에서 사퇴(쫓겨)난 황지우 총장은 원래 대단한 시인이시죠. 80년대에 이미 만화와 신문기사가 들어간 해체시를 써서 '통섭' '미디어 아트'를 시에서 실현하신 분인데요.

 

이 분의 출세작이 바로, 극장에서 애국가가 상영되는 80년대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답답하게 토로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입니다.

 

그 시절에는 극장에서 애국가를 상영하고 이어 대한늬우스를 틀어주었지요.(대한늬우스는 6.25 이후 TV가 보급되기 전, 정부의 홍보와 뉴스 전달을 위해 시작됐지요. IPTV까지 보급된 지금은 당연히 필요 없다는..)

 

80년대가 낳은 황지우 시인의 명시가 다시 생각나는 시절입니다. 한번 감상해보시죠.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자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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