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명박이 서울시장 이명박과 달라진 점


4905cee75403f

이미지출처 : noneway.tistory.com


언제부턴가 이명박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를 '쥐'라고 부른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한나라당을 비롯해 반대쪽 사람들이 '개구리'라고 부르는게 나는 참 거슬렸다. 아마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최근에 나온 '시사IN'에는 '이명박 정부를 파시스트라고 부를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나왔다. 역시 최근에 나온 '씨네21'에는 황지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박찬욱 감독의 대담이 실렸는데, 제목이 '관절 없는 신체, 파시즘이 퍼지는가'다. (여기서 황지우는 "평양을 두번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것이 바로 '관절 없는 신체(문화 관료들의 문화예술 반달리즘)'였는데, 지금의 한국이 그것과 놀랍도록 닮아가고 있"다면서 "전체주의, 파시즘. 무거운 용어입니다만, 이게 퍼져나가고 있지 않는가 싶어요."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명박 정부가 많은 비판을 받고, 아예 그냥 미움, 아니 무조건적인 조롱을 받는다는 느낌도 든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였다. 좌파, 빨갱이로 불렸고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안타깝다. 어쨌든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인데, 왜 우리는 이렇게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그 책임은 어지됐든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크다.

 

그는 서울시장 시절, 빛나는 업적을 만들어냈다. 청계천과 대중교통환승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서울시장 시절에 대해 여러가지 '전설'같은 얘기가 떠도는데, 그중에는 그 시절 서울시청에 있었던 관료들이 '성질 더럽더라. 힘들었다'고 토로한다는 얘기들도 있다. 그만큼 관료들을 꽉 잡았다는 뜻이다. 서울시 행정은 보통 '복마전'으로 불린다. 어디에 무슨 일이 있는지, 서울시청에서 웬만큼 잔뼈가 굵은 사람도 다 알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거대한 조직이다. 아무리 시장이라도 외부에서 온 인물이 그런 조직을 휘어잡는 일은 정말 힘들다.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환승제 시행에서 그가 보여준 능력도 탁월했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청계천 주변의 노점상을 설득해낸 것과 대중교통 환승제를 할 때 버스운수사업자들을 설득해낸 것이다. 그는 대선유세 당시 청계천 복원을 자랑하면서 반대데모하는 노점상들을 수천번 찾아가서 설득해 나중에는 반대데모한 사람이 자신의 지지자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중교통 환승제도 이미 민영화돼 있는 버스사업자들에게 이익을 보전해주면서도 지하철과 버스가 이어지는 대중교통 공영제를 이뤄냈고, 시내버스 운송노선을 완전히 바궈놓았으며, 시행한 뒤에 여러 문제가 드러났지만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보완해 이를 극복했다는 점도 뛰어난 행정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

 

어떤 사람은 청계천 복원이 '시멘트로 발라놓은 수돗물 개천'이라고 평가절하하고, 대중교통 공영제도 불도저식 밀어붙이기였다고 비난한다. 비난 받을 여지가 없진 않겠지만, 다른 사람이 시장이었다면 과연 그정도로 해낼 수 있었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어쨌든 그때 서울시민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환승해 청계천을 걸으면서 행복했다.

 

서울광장을 조정해 시민들에게 열어준 것도, 굳이 이명박 시장만의 특색있는 업적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그가 해낸 일이다.(고건 시장 때 세운 월드컵 기념 조형물을 상암동 구석으로 치워버리고 겨울에 서울광장 구석에 조그맣게 스케이트장을 만든 건 좀 아니다 싶었다.)

 

이런 능력을 과시하면서 그는 대통령에 올랐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명박은 서울시장 시절과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민영화된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바꾸면서 시스템을 확 뜯어놓았던 그가, 이제는 병원, 도로, 심지어 수돗물과 전기까지 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노점상을 수천번 찾아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설득했던 그가, 이제는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기만해도 경찰이 우루루 달려가 "불끄고 입닥쳐"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었다.

 

콘크리트 아스팔트로 덮여있던 청계천을 (어찌됐든 다시 물이 흐르는 시민의 공간으로) 복원했던 그가, 깨끗한 물 흐르는 낙동강 한강을 콘크리트로 뒤덮으려고 한다.

 

"민주사회에서는 시위도 허용돼야한다"며 서울광장을 과감하게 개방했던 그가, 이제는 경찰버스를 2중으로 불법주차시키며 막아놓고는 얼씬도 못하게 한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관료들을 장악하고 휘어잡았던 그가, 이제는 주변 인물들이 국민을 향해 막말을 하고  뻘짓을 하고 심지어 범법행위를 해도 모르는지 아는지 아무 말도 안하는지 못하는지... 침묵하고 있다.

 

물론 서울시장 시절이라고 다 완벽했을리는 없다. 어제 신문에 보니까 서울시 공무원 한분이 이명박 시장 시절을 비판하는 책도 펴냈던데, 히딩크를 초청했을 때 아들과 사위를 불러 슬리퍼 차림으로 사진찍게 했으니.... 그런 것은 욕먹어도 싸다.

 

하여튼, 그래도, 서울시장 시절의 그는 지금과는 달랐다. 청와대로 들어간 뒤, 그는 왜 바뀌었을까. 서울시장까지는 그의 캐파가 되는데, 대통령 하기에는 그릇이 아니었던 것일까. 아니면 서울시장 시절의 그를 우리가 잘못 보았던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이 좌도 우도 아니라며 중도가 살아야한다고 말했다. 실용으로 간다고 밝혔다.

 

애초에 그를 찍었던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이 바로 그런 것일 것이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린 것인지, 아니면 또 그냥 해보는 소리일까.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월호 7시간, 박근혜 청와대의 거짓말

아래한글로 전자책 만들기 hwp2epub

“저도 노래 잘하는 사람이 부러워요” 테너 박현재 서울대 교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