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로그 순례기

사실 이 '나의 블로그 순례기'라는 글을 쓰는 것도 세번째다.

 

첫번째는 블로그 정글. 두번째는 파란 블로그. 그리고 지금 텍스트 큐브.

 

내가 처음 블로그 같은 내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지금은 사라진 네띠앙이란 사이트였다.

시기는 대학 졸업반 시절이었으니 97년쯤. 형식은 블로그도,카페도 아닌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 만드는 개인홈페이지였다. 자기가 html로 편집해 html파일과 그림 파일을 ftp로 전송하는 형식이었다.

내용은 별것 없었는데,지금 블로그에 한 게시판으로 만들어 놓은 '글쓰기 짬짜미'가 그때 있었고,전공 관련 레포트와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며 끄적거린 시사적인 글 몇편을 올려놨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불편했고,나도 게을러 관리가 안됐고,결정적으로 네띠앙이란 사이트가 없어져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나의 첫 홈페이지,언젠가 인터넷 아카이브를 뒤지니 거기 보관돼 있었다. 감격적이었다.

 

http://web.archive.org/web/20010616032349/my.netian.com/~fattykim/

 

(아카이브에 있는 그림과 글은 이렇게 몽땅 깨졌다. 알파벳만 빼고.)

 하여튼 여기서 얻은 교훈은,홈페이지는 처음 만드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게 중요하다는 거.

 두번째가 아마 포털사이트 다음의 '칼럼'란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블로그와 같은 형태인데 서비스명이 칼럼이었다. 서비스명에서 알수 있듯이,다음이 지금 밀고 있는 프래닛이나 싸이미니홈피보다는 원래의 블로그,그러니까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성격에 가까웠다.

 나도 기자질을 하고 있을 때였으니,시류에 편승에 시사적인 주제의 글을 썼다. 타이틀이 아마 '시사 뒷담화' 뭐 이랬을거다.

 그런데 칼럼 서비스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칼럼은,이런 시사적인게 아니라 종교적인 글이나 생활 속의 글,가슴 따뜻하게 하는 글, 뭐 이런거였다.

 그때 빨리 눈치채고 감성마케팅,이런 말 써먹었어야했는데...

 그때 배운건 "아,인터넷에선 기자입네 하고 쓰는 글이 별로 인기가 없구나. 목에 힘빼고,나도 그냥 세상 살면서 이런거 저런거 느낀다,하고 주절주절 쓰는게 더 인기가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과는 상관없이 워낙에 글쓰는데 자질이 없었던데다,기자질을 계속 하다보니 점점  '인터넷스런 글쓰기'와는 멀어져갔다.

 

 

(이 화면이 지금도 다음 블로그에 남아있는 '시사뒷담화'다. 다음에서도 상품 걸고 이벤트 하면 다시 이 블로그에 목숨걸지도 모르겠다.ㅋ)

세번째가 회사홈피에 만든 '편집국 사람들'이란 것이었다. (이건 아예 형태도 남아있지 않다.ㅠㅠ)

블로그의 초기형태였는데,내가 선택한 주제는 '신앙과 경제'였다.(이것도 역시 지금 블로그의 주제가 됐다.) 그때 같이 시작했던 분 중에 한분이 서영석 당시 심의위원이었다. 서 선배의 주제는 '노변정담',정치 얘기였다. 때마침 대선시기와 겹쳤고,노변정담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결국 서 선배는 정치부장을 거쳐 '서프라이즈'로 독립해 나갔다. 개인 홈페이지가 하나의 독립사이트가 돼고 평생 밥벌이 수단,이 된 셈이다.

당시 서 선배를 보면,심의위원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고,마라톤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직후로 온몸에 엔돌핀이 돌았다. 아침 일찍 잠실에서 여의도 회사까지 마라톤으로 출근해 샤워한 뒤 '노변정담'을 관리했다. 정말 열심히 하셨다.

나의 '신앙과 경제'도,노변정담에는 한참 못미쳤지만 비교적 인기가 괜찮았다. 종교와 돈,둘다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 아닌가(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서 선배가 날더러 "웬지 열심히 기도하면 돈 많이 벌게 해주겠다는 것 같다. 정말 좋은 주제다"라고 말해주기까지 했다.

글을 한편 쓰면 조회수가 몇천번에 이를 정도였다. 열심히 글쓰고 관리했더라면 아마 책 한권 쯤은 쓸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다음해 내가 '신앙'이나 '경제'와는 별 연관이 없으면서 정신없이 바쁘기까지한 정치부로 옮기면서 더 이상 관리할수 없게 됐다.

그다음은 그 이름도 유명한 싸이월드였다.
내가 싸이질을 시작하게된 계기는,내 또래 사람들이 거의 다 그렇듯이 내 주변 사람들이 거기에다 '클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클럽에 가입하려니 싸이월드에 가입해야했고,가입하면 자동으로 미니홈피란게 만들어진다.

썰렁하기만한 미니룸에 벽지라도 발라주고,비어있는 게시판과 사진첩을 하나 둘 채워가다보니 일촌도 늘어나고,자연히 싸이질에 익숙해지게 됐다.

미니홈피를 돌아다니다보면 다들 행복한 모습이었는데,그게 싸이질에 질린 이유였다. 처음엔 "나 행복해요!"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는데,얼마 안가서 "나 행복하지 않으면 안돼잉~"하는 몸부림,혹은 "나 행복해,부럽지?"하는 척,으로 느껴졌다.

인생이 어찌 미니홈피처럼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그건 거짓말이지.

그래서 미니홈피는 행복할 때(혹은 행복하고 싶을 때)만 들어가기로 했다. 가끔 그럴 때도 있으니까.

그 중간에 다음 플래닛이나 엉겁결에 만든 미디어몹 블로그.경품을 노리고 1주일새 500편의 글을 올린 삼성생명 블로그 등도 있지만 그건 내가 마케팅에 놀아난 흔적이라고 하고 넘어간다.(앗! 지금 텍스트큐브도 마찬가지..??!!)

그리고 블로그정글.

우리 회사가 스투닷컴+미디어몹과 함게 만든 블로그 사이트였다. 이것도 지금 들어가보니 사라졌군..ㅠㅠ

 

우선 이름이 맘에 들었다. 인터넷은 사실 정글이다. 블로그정글. 정글처럼 뭔가 우글우글할 것 같다.저널리즘이 숨쉰다는 모토도 "정말 그럴까?" 싶긴 하지만 맘에 들었다.

 

하지만 블로그가 1인 저널리즘으로 각광 받은 것은 한참 뒤였으니...

 

제목도 '착한경제 이야기'라고 해서 '신앙과 경제'의 컨셉은 살리고 기독교적인 색채는 조금 뺐다.

 

어쨌든 이 곳도 스투닷컴과 쿠키뉴스가 결별하면서 다시 버려졌다.

 

다시 블로그를 만든 곳은 파란닷컴.

 

블로그정글에서 어느 정도 재미를 붙여 그 이름 그대로 만들었다. 여기서 히트작은 '나는 노사모였습니다'는 글이었다. 2007년 대선이 지난 뒤 소감을 쓴 글이었는데, 하루에 수만명이 몰려와 비난 혹은 공감을 표시했다. 이 주제로 다시 한번 글을 정리하면 여기서 또 히트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얼마전 만난 신계륜 전 의원이 한 얘기를 더하고, 최근의 노무현 사태(?)에 대한 소회까지 붙이면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때쯤해서 구글애드도 생겼고 해서 여기에 주력해볼까 생각하면서 최근까지 글을 올리고 있다. 기껏해야 한달에 2~3개 정도 쓰는 정도인데 최근에는 또 게을러져서 몇주 동안 못올리고 있다.

 

지난주 다녀온 베트남 얘기도 쓰고,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글도 하나 정리하고, 쓸 거리는 많은데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구글의 텍스트큐브가 이벤트와 함께 문호를 개방했다는 소식에 (사실은 상품..) 갑자기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만빵으로 생기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솔직히 이벤트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여러 블로그를 전전하면서 느낀 것은 블로그로서의 기술적 편의성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만드는 홍보 혹은 배포의 용이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파란은 그런 점에서 둘다 별로다. 우리 회사에서 제휴해서 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이 쓰고 있긴 하지만...

 

파란에 블로그를 만들기 전에 살짝 티스토리에도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내 맘대로 주무르기에는 좀 불편했다.

 

네이버에도 블로그를 만들긴 했지만 그냥 메모용+스크랩용으로 쓰고 있는 정도.

 

텍스트큐브는 티스토리를 만든 곳이 구글에 인수된 뒤 만든 사이트로 알고 있다.

 

블로그를 쓰면서 그런 것까지 다 알 필요는 없겠지만, 하여튼 원하는대로 구성하고 많은 이들에게 소개되는 그런 블로그면 장땡이다.

 

그런데 텍스트큐브도 살짝 보니 '소셜 네트워킹'어쩌고를 강조한다면서도 텍스트큐브 내에서의 소통에 주력하는 것 같다.

 

블로거뉴스나 올블로그,믹시 등의 서비스와 연계하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야 구글애드를 달면 광고 수익이라도 좀 더 생기지 않겠나. 이벤트는 잠깐이면 지나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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